말의 뉘앙스를 부정적으로 슬쩍 바꿔 말하는 동료,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쁠까?

작성자: 마음결

직장에서 이상하게 마음에 걸리는 동료가 있습니다.

대놓고 욕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회의에서 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나면 묘하게 기분이 나빠집니다.

내가 분명 좋은 의미로 한 말인데 상대방은 조금 다르게 표현합니다.

“이번에는 일이 생각보다 잘 풀렸어요.”

라고 이야기했는데 동료가

“그래도 운이 좋았던 거죠.”

라고 말합니다.

내가

“이번 프로젝트는 팀원들이 서로 잘 협력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라고 하면,

“뭐, 큰 문제 없이 지나간 거죠.”

라고 합니다.

내가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어

“이번에 새로운 일을 경험하게 됐어요.”

라고 했더니,

“일이 또 늘어난 거네요.”

라고 말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래서 더 답답합니다.

상대가 나를 공격했다고 말하기에는 애매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걸립니다.

“내가 예민한 건가?”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말의 내용보다 뉘앙스가 더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과 대화를 할 때 우리는 단순히 단어의 사전적 의미만 듣지 않습니다.

말의 억양, 표정, 맥락, 강조점, 단어 선택 등을 함께 해석합니다.

그래서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업무를 맡으셨네요.”

와

“일이 또 하나 늘었네요.”

는 객관적으로 비슷한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상대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새로운 기회라는 의미가 포함될 수 있고,

두 번째는 부담이나 부정적인 결과를 강조합니다.

이처럼 어떤 사건이나 말을 특정한 방향으로 해석하도록 표현하는 것을 심리학과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는 Framing, 즉 프레이밍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부정적 프레이밍은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Negative Framing(부정적 프레이밍)은 동일한 사건이라도 부정적인 측면이 더 두드러지도록 제시하는 의사소통 방식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상황을 두고도

“90%가 성공했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고,

“10%는 실패했습니다.”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정보 자체는 비슷하지만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라는 말을

“결국 시행착오가 많았다는 거죠.”

라고 바꾸어 말하면 어떨까요?

상대가 사실을 완전히 왜곡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의미의 초점을 부정적인 의미로 이동시킨 것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점점 피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닌데…”

가장 곤란한 상황은 내가 한 말을 상대가 다른 뉘앙스로 다시 표현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이번에는 일정을 조금 여유 있게 잡았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동료가 다른 사람에게

“OO님은 일정에 자신이 없어서 넉넉하게 잡자는 것 같아요.”

라고 전달한다면 어떨까요?

문장은 비슷한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미는 상당히 달라집니다.

내가 전달한 것은 일정 관리에 대한 의견입니다.

그런데 상대는 그것을 나의 능력이나 자신감에 대한 평가로 바꾸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당사자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더 어려운 점은 그 말을 문제 삼기도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상대는 이렇게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닌데요.”

“그냥 제 생각을 이야기한 거예요.”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의 의도를 추측하기보다 실제로 어떤 표현이 사용되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가 일부러 그러는 것일까?

여기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상대가 부정적으로 말한다고 해서 반드시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마다 의사소통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원래 긍정적인 표현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먼저 이야기합니다.

어떤 사람은 유머를 섞어 말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칭찬이나 긍정적인 표현을 어색해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경쟁적인 조직문화에 익숙해서 다른 사람의 성과를 낮춰 표현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두 번의 대화만으로 상대의 의도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대신 반복되는 패턴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된다면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지 살펴보세요.

내가 말한 내용을 부정적인 의미로 다시 표현한다

“새로운 업무를 맡아서 좋다.”

→ “일이 더 많아진 거죠.”

다른 사람의 긍정적인 평가에 부정적인 말을 덧붙인다

“이번에 정말 잘했다고 하더라고요.”

→ “그런데 사실 다른 사람이 많이 도와줬잖아요.”

칭찬 뒤에 반드시 단서를 붙인다

“잘하긴 했는데…”

“좋기는 한데…”

“괜찮기는 한데…”

좋은 결과를 운이나 우연으로 축소한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상대의 말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해석한다

“그 말은 결국 책임지기 싫다는 뜻 아닌가요?”

이런 패턴이 계속된다면 단순한 말버릇인지, 특정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의사소통 방식인지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불편한 것은 ‘부정의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대화가 힘든 이유 중 하나는 상대방이 항상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 말씀하세요?”

라고 하면

“제가 뭐 틀린 말 했나요?”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제가 한 말을 왜 그렇게 바꿔서 이야기하세요?”

라고 하면

“그런 의도는 아니었어요.”

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상대가 정말 의도적으로 행동하는지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상대의 마음을 읽으려고 하기보다 대화의 초점을 다시 원래의 내용으로 돌리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한 의미는 그게 아닙니다”라고 바로잡아도 됩니다

상대가 내 말을 다른 의미로 바꾸어 말한다면 굳이 웃으며 넘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차분하게 바로잡으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제가 말씀드린 의미는 조금 다른데요. 제가 이야기한 것은 일정에 여유를 두자는 것이지, 업무가 어렵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는

“그렇게 해석하실 수도 있지만, 제가 말한 의도는 그쪽은 아닙니다.”

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핵심은 상대방의 해석을 내 의도인 것처럼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말에 긍정적으로 맞설 필요도 없습니다

상대가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반박하고 싶어집니다.

“아니에요. 정말 좋은 일이었어요.”

“그런 뜻이 아니에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매번 상대의 부정적인 해석을 설득하려고 하면 대화 자체가 피곤해집니다.

때로는 짧게 원래의 사실만 다시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핵심은 그게 아닙니다.”

“그 부분은 사실과 조금 다릅니다.”

그리고 다시 업무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상대의 프레임 안에서 계속 논쟁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라는 말을 유심히 들어보세요

직장에서 미묘한 부정성을 전달하는 사람에게 자주 등장하는 표현 중 하나가 “그런데”입니다.

물론 ‘그런데’라는 말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반복적으로 사용된다면 대화의 방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잘하셨어요. 그런데…”

“좋은 아이디어예요. 그런데…”

“성과가 좋았네요. 그런데…”

앞부분에서 긍정적인 말을 한 뒤 뒷부분에서 반드시 부정적인 내용을 덧붙이는 방식입니다.

이런 긍정 후 부정(positive-then-negative)의 대화 패턴이 반복되면 듣는 사람은 결국 앞부분보다 뒷부분을 더 강하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칭찬을 받은 것 같지만 마지막에는 이상하게 기분이 나빠지는 이유입니다.


나를 깎아내리는 것인지 구분하는 방법

모든 부정적인 의견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 세 가지를 구분해 보면 도움이 됩니다.

1. 내용이 부정적인가?

상대가 실제로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봅니다.

2. 표현이 부정적인가?

같은 의견이라도 불필요하게 상대방의 능력이나 성과를 낮추는 표현을 사용하는지 봅니다.

3. 대상이 반복적으로 나인가?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은 방식으로 이야기하는지, 유독 나에게만 그런 태도를 보이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구분하면 건설적인 비판과 관계적인 공격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장 좋은 대응은 ‘감정’이 아니라 ‘정확성’입니다

이런 동료를 만났을 때 가장 피해야 할 것은 감정적으로 맞서는 것입니다.

“왜 항상 그렇게 말하세요?”

“저한테 불만 있으세요?”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 말해야 해요?”

이렇게 말하면 상대도 방어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신 정확한 의미를 확인하는 질문을 해보세요.

“제가 이해한 바로는 일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그 말씀은 제가 한 의견에 반대하시는 건가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말한 내용 중 어떤 부분을 그렇게 해석하신 건가요?”

이 질문들은 상대에게 자신의 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합니다.

막연한 뉘앙스가 구체적인 의견으로 바뀌는 순간, 대화는 훨씬 다루기 쉬워집니다.


내 말도 다시 확인해 보세요

상대가 말을 부정적으로 바꾸는 것처럼 느껴질 때는 나 역시 지나치게 모호하게 표현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는 좀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라고 말하면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반면

“이번 일정은 지난번보다 이틀 정도 여유를 두었으면 합니다. 예상치 못한 수정 작업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하면 상대가 다른 의미로 해석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직장에서는 구체적인 언어가 오해를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반복된다면 기록을 남기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프로젝트와 관련된 중요한 대화라면 구두 대화만으로 끝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회의가 끝난 후

“오늘 논의한 내용은 A안으로 진행하고, 일정은 10월 15일까지로 이해했습니다.”

처럼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누군가 나중에 말을 다르게 전달하더라도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생깁니다.

이것은 상대를 감시하기 위한 행동이 아닙니다.

업무상 정보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입니다.


정말 신경 쓰이는 이유는 ‘말할 수 없는 불쾌함’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런 동료가 유독 피곤한 이유는 명확하게 화낼 근거가 없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욕을 한 것도 아닙니다.

큰소리를 친 것도 아닙니다.

명백한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대화를 하고 나면 기분이 나쁩니다.

이런 감정은 때때로 대인관계에서의 모호성(Ambiguity) 때문에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내가 예민한 건가?”

“상대가 일부러 그런 건가?”

“그냥 말투가 원래 그런 사람인가?”

명확한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의 의도를 계속 추측하기보다 관찰 가능한 행동과 그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예민한가?”라고만 생각하지 마세요

물론 내가 상대의 말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해석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편한 감정을 무조건 무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감정은 사실의 증거는 아니지만, 내가 어떤 상황을 불편하게 경험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예민한가?”

에서 끝내지 말고,

“어떤 말에서 내가 불편함을 느꼈지?”

“그 말의 사실적인 내용은 무엇이지?”

“상대는 어떤 표현을 덧붙였지?”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나?”

를 살펴보세요.

감정을 분석하면 막연한 불쾌감이 구체적인 정보로 바뀔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말의 뉘앙스’보다 나의 경계입니다

직장에는 나와 말투가 맞지 않는 사람도 있고, 부정적인 관점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의 말투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상대가 내 말을 마음대로 해석하도록 내버려 둘 필요도 없습니다.

필요할 때는

“제가 말한 의미는 그것과 다릅니다.”

라고 바로잡고,

“그 부분은 사실과 다릅니다.”

라고 이야기하고,

“그 의견은 기록해 두고 결정된 내용대로 진행하겠습니다.”

라고 선을 그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한 말의 의미를 스스로 지키는 것입니다.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말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의 말은 이상하게 오래 남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생각납니다.

“아까 그 말을 왜 그렇게 했을까?”

“내가 우습게 보였나?”

“다른 사람들도 나를 그렇게 생각할까?”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상대방의 말 한마디가 내 하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말에 내가 계속 의미를 부여할수록 그 사람은 내 감정 안에서 더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때로는 이렇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 사람의 해석은 저 사람의 해석이고, 내가 한 말의 의미는 내가 알고 있다.”

그리고 정말 문제가 되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구체적인 사실과 표현을 중심으로 대응하면 됩니다.

말을 살짝 비틀어 부정적인 뉘앙스로 만드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의 의도를 완벽하게 알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무엇을 말했는지 명확하게 알고, 필요할 때 그 의미를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상대의 한마디에 하루 종일 마음이 흔들리는 일도 조금씩 줄어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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