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 일도 내 몫, 내 일도 내 몫… 왜 결국 내가 다 해야 할까?
직장에서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왜 동료가 해야 할 일까지 내가 하고 있지?”
처음에는 별일 아닌 것처럼 시작됩니다.
“이것 좀 해줄 수 있어요?”
“오늘 제가 시간이 없어서 그런데 이것만 부탁할게요.”
“이번 한 번만 도와주세요.”
그 정도는 도와줄 수 있습니다.
누구나 바쁜 날이 있고, 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순간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됩니다.
어느 순간부터 동료의 업무가 자연스럽게 내 업무 목록에 들어와 있습니다.
동료가 해야 할 자료를 내가 정리하고,
동료가 처리해야 할 일을 내가 대신 마무리하고,
동료가 놓친 일을 내가 발견해서 수정합니다.
그런데 정작 내 업무는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결국
동료의 일도 내 몫, 내 일도 내 몫.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처음에는 피곤하다가 나중에는 억울해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도와주는 사람인가, 그냥 일을 떠맡는 사람인가?”
도와주는 것과 떠맡는 것은 다릅니다
직장생활에서 동료를 돕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협업이 필요한 조직에서 모든 사람이 자신의 업무만 정확하게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문제는 도움이 반복되면서 책임까지 넘어오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동료가 갑자기 자리를 비워서 하루 동안 업무를 대신 처리해 주는 것은 일시적인 지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료가 자신의 업무를 계속 미루고, 결국 내가 마무리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이것은 단순한 도움이 아닐 수 있습니다.
두 상황의 차이는 책임의 주체가 누구인가입니다.
도움을 주는 경우에는
“내가 잠시 지원한다.”
는 개념이지만,
업무를 떠맡는 경우에는
“결국 내가 책임지고 끝내야 한다.”
가 됩니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업무 경계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왜 어떤 사람은 계속 일을 떠맡게 될까요?
여기에는 업무 능력만이 아니라 관계적인 요인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업무까지 맡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운 사람
“안 돼요”라고 말하면 상대가 자신을 나쁘게 생각할까 걱정합니다.
일을 빨리 처리하는 사람
상대방이 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보다 자신이 직접 하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
일이 제대로 끝나지 않는 것을 견디기 어렵습니다.
갈등을 피하는 사람
업무보다 인간관계가 불편해지는 것을 더 부담스럽게 느낍니다.
인정받고 싶은 사람
“저 사람에게 부탁하면 해결된다”는 평가가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특성은 각각 장점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장점이 반복적으로 이용되는 상황입니다.
“내가 하는 게 편하니까”가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업무를 대신해 주는 사람에게 자주 나타나는 생각이 있습니다.
“내가 하는 게 더 빠르니까.”
“설명하는 것보다 내가 하는 게 편하니까.”
“이번에는 그냥 내가 하고 말지.”
이런 생각은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동료는 자신의 업무를 스스로 처리할 기회를 잃고, 나는 계속 추가적인 업무를 떠안게 됩니다.
결국 조직 안에서 이상한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일이 더 몰리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더 많은 일을 맡게 되면 어느 순간 업무량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부탁이 ‘기대’가 되는 순간
처음에는 동료가 부탁합니다.
“이번에만 좀 도와주세요.”
내가 도와줍니다.
다음에는
“지난번처럼 이것도 가능하시죠?”
가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부탁하는 과정조차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건 OO님이 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이때부터 문제가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호의였던 것이 나중에는 역할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조직에서 흔히 **Role Creep(역할 범위의 점진적 확대)**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역할이 아니었던 업무가 조금씩 추가되면서 결국 원래 업무의 범위를 넘어서는 현상입니다.
부탁받았다고 모두 받아줄 필요는 없습니다
직장에서 부탁을 받으면 무조건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부탁은 명령이 아닙니다.
특히 동료 간의 업무라면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업무가 제 담당 업무인가?”
“지금 이 일을 추가하면 기존 업무 일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가?”
“이번 지원이 일시적인가, 반복되는 업무인가?”
“업무 우선순위는 누가 결정하는가?”
이 질문을 통해 단순한 호의인지 실제 업무 재배분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거절한다고 나쁜 동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거절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관계가 나빠질까 봐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도와달라고 했는데 거절하면 나를 이기적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다음에 나도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괜히 분위기가 어색해지면 어떡하지?”
하지만 업무에서 적절한 거절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업무 범위를 명확하게 알려주는 **Boundary Setting(경계 설정)**의 한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제 업무 일정이 꽉 차 있어서 이번에는 맡기 어려울 것 같아요.”
또는
“이 업무까지 제가 맡으면 현재 일정에 있는 업무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상대방을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의 업무 상황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싫어요”보다 “우선순위”를 이야기하세요
직장에서 업무를 거절할 때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개인적인 감정 대신 업무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기 싫어서 못 하겠습니다.”
보다는
“현재 A 업무를 먼저 마무리해야 해서 이 업무까지 맡기는 어렵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또는
“제가 이것을 맡으면 기존 업무 중 어떤 것을 뒤로 미뤄야 할까요?”
라고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 질문은 상당히 강력합니다.
상대방에게 단순히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 업무가 생기면 기존 업무의 우선순위도 다시 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상사에게도 업무량을 명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동료의 업무를 계속 대신하고 있다면 상사에게도 현재 업무 상황을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OO님은 일을 안 하고 제가 다 하고 있어요.”
처럼 말하면 개인적인 불만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대신 객관적인 업무량을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제가 담당하고 있는 A, B, C 업무 외에 이번 주에는 D 업무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다음 주 업무까지 진행하려면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문제를 특정 동료에 대한 불평이 아니라 업무 배분과 자원 관리의 문제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동료의 실수를 대신 해결해 주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책임감이 강한 사람에게 자주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동료가 실수했습니다.
내가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그대로 두면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수정합니다.
당장은 문제가 해결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동료는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하는 경험을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차피 OO님이 처리해 주겠지.”
라는 기대가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도움과 **Rescuing Behavior(과도한 구제 행동)**를 구분할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도와주는 것과 상대방의 책임까지 대신 가져가는 것은 다릅니다.
“내가 안 하면 일이 안 돌아가”라는 생각도 점검해 보세요
이 말은 정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빠지면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른 사람이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했을 뿐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계속 대신해 주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성장하거나 책임을 맡을 기회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이 팀 전체에는 더 건강할 수 있습니다.
동료가 불편해할까 봐 걱정된다면
처음 경계를 설정하면 상대방이 당황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부탁하면 바로 해주던 사람이 갑자기
“이번에는 어렵습니다.”
라고 하면 당연히 변화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반드시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계에서 건강한 경계가 생길 때는 어느 정도의 어색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격적이지 않으면서도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거절했다가 내일은 다시 모두 받아준다면 상대방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정한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말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업무를 거절하면서 감정이 쌓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왜 맨날 저한테 부탁하세요?”
“제가 무슨 만만한 사람인가요?”
“본인 일은 본인이 하세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대화에서는 상대방을 공격하는 표현이 되기 쉽습니다.
대신 구체적인 업무 상황을 이야기하세요.
“이번 업무는 제 담당 범위를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현재 일정상 추가 업무를 맡기 어렵습니다.”
“이 업무의 담당자를 다시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말의 내용은 비슷하지만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다릅니다.
‘착한 사람’과 ‘신뢰받는 사람’은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부탁을 받아주는 사람은 처음에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정말 친절해.”
“부탁하면 항상 해줘.”
“일을 잘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항상 해주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면 더 많은 부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자신의 업무 범위를 명확하게 알고, 필요한 경우 도움을 주면서도 책임의 경계를 지키는 사람은 처음에는 조금 딱딱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업무 관계에서는 역할과 책임이 명확한 사람이 오히려 신뢰를 형성하기 쉽습니다.
내 몫까지 남의 몫이 되게 하지 마세요
동료의 업무를 도와주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업무가 뒤로 밀리고 있다면 한 번쯤 멈춰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나는 지금 도움을 주고 있는가, 아니면 책임을 대신 지고 있는가?”
그리고
“내가 이 일을 계속 대신해 주지 않는다면 정말 문제가 생기는가?”
를 생각해 보세요.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과 반드시 내가 해야 하는 상황은 다릅니다.
직장에서는 모든 일을 내가 해결하는 것보다 누가 어떤 일을 책임져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결국 업무의 경계를 정하는 것은 나를 보호하는 일입니다
직장에서 가장 힘든 사람 중 하나는 모든 일을 거절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거절하지 못해서 계속 일을 떠안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성실함으로 시작합니다.
그다음에는 책임감이 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의무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다 마음속에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동료의 일도 내 몫, 내 일도 내 몫인데… 도대체 내 일은 누가 해주지?”
이 질문이 나왔다면 이미 업무의 경계를 다시 살펴볼 시점일 수 있습니다.
동료를 도와주는 것과 동료의 책임을 대신하는 것은 다릅니다.
친절한 것과 모든 부탁을 받아주는 것도 다릅니다.
협업하는 것과 다른 사람의 업무까지 떠안는 것도 다릅니다.
건강한 직장 관계는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서도 각자의 책임을 지킬 수 있는 관계입니다.
그러니 다음에 또 동료가 자신의 업무를 가져왔을 때 바로 “네”라고 대답하기 전에 잠시 생각해 보세요.
“이것은 내가 도와줄 일인가, 아니면 원래 그 사람이 책임져야 할 일인가?”
그 작은 질문 하나가 내 업무와 시간, 그리고 마음을 지키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